아름다운 산행

[스크랩] 팔각산의 추억

대가야고령 2015. 7. 30. 09:59

 

7월의 삼복더위가 말그대로 찜통 더위를 방불케하는 폭염이 팔각산을 오르는 발걸음을 더디게만하고

연신 물을 마셔보지만 더위는 가실줄 모르고 가쁜 숨소리는 거칠어만 진다.

배낭속에 넣어둔 휴대폰에서는 긴급재난 문자 수신음이 들려 오는데 북상하는 태풍 경보 메세지겠지 하고

메세지를 열어보니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였으니 야외 활동 자제와 주변의 노약자를 보살펴 주라는 내용이다.

덥긴 더운가보다.

금년들어서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가 되던날에 팔각산을 오르고 있는 중인데 오늘따라 바람 한점없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하늘에는 가끔씩 흰뭉게 구름이 두둥실 흘러갈뿐 마치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유난히 새파란 하늘이 높아만 보인다.

북상 중이라던 태풍 할롤라는 비켜가는지 바람의 흔적 조차도 찾아볼수없는 오늘의 산행은 무더위와

사투를 벌여야할만큼 그 기세가 대단하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많은 물을 마셔보것만 비오듯 쏟아져 내리는 땀방울로 이내 목은 타들어 오고

갈증은 심해지고 준비해온 물은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산할때까지는 물을 아껴 먹어야지 하면서 갈증이 날때만 입안을 가실정도만 물을 마셔본다.

아심산악회의 첫산행은 날씨만은 끝내주게 화창하고 시야도 아주 쾌청한 날인데

삼복의 무더위가 온몸을 땀으로 범벅이되여서 물에 빠진듯 옷이 흥건하게 젖어버린다.

다행히도 오늘의 팔각산 산행코스는 짧게 잡아서 그나마 안심이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새카만 콧수염이 인상적이던 콧털님은 별로 말을 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만 하는듯 보였고

물개 저리 가라할 정도의수영 실력을 보유하신 교주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영 못하는 신세에

대리만족을 해야만 했었고 카메라와 사진에 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갖고 계섰던 닉네임을 알수없던 분의

이야기도 들었고 하산길 내내 함께 쉬고 동거동락을 했던 분들이였다.

팔각산 정상에서 엉뚱한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되돌아 올라오는 알바를 했는데

날씨도 더운날 이게 왠 알바냐고 속으로 푸념을 해보지만 등산을 다니다보면

누구나 가끔씩 본의 아니게 경험해보는 알바가 아니던가?

콧털님 담에는 선두에서 코스를 잘 안내해주세요.ㅋㅋㅋ~~

덕분에 팔각산 등산은 남들보더 더 많이 걸었다.

알바를 했어도 우리 선두그룹의 일행들은 1시 50분에 하산 지점 목적지에 도착을 했고

부근의 계곡물로 알탕 장소를 물색해보는데 다리밑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얕은물에 온통 흙탕물이다.

아침에 등산길에 봐둔 길목의 수심이 깊은곳에서 1시간여동안 물속에서 더위를 식혀본다.

땀으로 범벅이된 몸이 시원한 계곡의 물속에 호강을 하는 시간이다.

이 기분 이 느낌은 바로 여름산행의 진미다.

알탕하는 재미가 없으면 여름산행의 재미와 즐거움을 어디서 찾아볼수가 있을까 싶다.

맑은 물속에는 다슬기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한움큼 건져서 옆에서 다슬기 잡는 분께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면서 내가 계곡의 물에서 떠나올때는 잘가라고 인사까지 건넨다.

"네 고맙습니다.다슬기 많이 건져 가세요"

나도 몇마디 인삿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온다.

한두사람씩 계곡의 물에서 알탕을 마친 사람들이 모여들고 푸짐하게 맛있게 잘 삶아진 돼지 수육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면서 시원한 쐬주 한잔이 간절해진다.

어느 자리에 앉을지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모두가 낯선 사람들에 낯선 분위기다.

이내 술잔이 오가고 돼지 수육 안주는 둘이먹다 한사람 죽어도 모를 정도로 아주 맛이 일품이다.

적당히 잘 삶아진 수육을 일정한 두께로 썰기도 아주 잘 썰었다.

누구의 칼질 솜씨가 이렇게도 좋단 말인가?

푸짐하게 준비한 돼지 수육때문에 술맛도 끝내주게 땡기고 또 땡긴다.

캬~~그래 바로 이맛이야~~

한잔이 두잔이 되고 부라보 건배에 술잔은 빈잔으로 있지를 못하고 연신 가득 채워진다.

등산이 끝나고 오늘의 마지막 마무리 시간의 하산주의 별미는 분명 돼지수육이 으뜸이다.

덕분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였다.

차내 뒷자석에서 판이 벌어지는 간이 술좌석도 나름 재미가 있다.

다음 산행때는 못 오게된다는 산대장님이 멕시코로 3개월여 동안이나 머물다 온다는데

처음 만나자 마자 긴 이별의 아쉬움이 크기만 할것 같다.

"산대장님 멕시코 가면 바람 피지 파세요"

이런 저런 이야기에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가고 하산주로 마신 술에 이어서 마시는 술이라

모두들 거나하게 취하고 얼굴이 붉에 물든 모습들이 영락없는 애주가들의 인상이다.

아심산악회서의 첫산행~~~

일단은 분위기는 좋다.

다음에 또 동참하고픈 아심산악회다.

첫 산행 함께 해서 즐거웠고 한여름 뜨거운 햇볕아래서 더위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했던 팔각산의 추억을 잊지 않겠습니다.

다음에 디시 뵐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출처 : 비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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