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암자

[스크랩] 지리산 구층암

대가야고령 2011. 6. 3. 16:20

 

자연을 닮은 암자

                     구층암

 

화엄사 대웅전 뒤로 돌아가면 구층암 가는 길이 있다.

걸어서 15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다.

화엄사경내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몰라서 그런지

암자로 오르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다.

 

대나무 숲 터널을 걷는 길이 불일암 올라가는 길과 너무나 흡사해서

작년에 불일암 갔을때 따뜻하게 맞이해준 보살님들과 스님 생각이 났다.

두고두고 못잊을 추억이다...

 

대나무 숲이 끝이 보일 무렵

두 분의 보살님이 암자에서 내려오면서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라고 묻는다.

인터넷보고 찾아서 왔다고 했더니 "정말 좋은 절에 오셨어요... 참~~복도 많으십니다." 한다.

 

 

 

 

 신라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

 

 

 

 

 천불보전

 

 

 구층암 모과기둥

 

 임란 때 모두 불타버린 요사를 새로 지을 때 암자 마당에 자라던 모과나무가 온 몸을 보시하여 요사의 기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마당 왼쪽에 자라던 한 그루의 모과나무는 왼편 요사의 가운데 기둥이 되었고, 마당 오른편에 자라던 두 그루의 모과나무는

같은 쪽 요사의 두 기둥이 된 것이다. 이는 비록 둘레가 160cm 정도에 수령 200여 년의 모과나무들이 몸뚱이 잘리어 기둥으로 섰지만,

그 세월이 살아서 200년 죽어서 100년 합해서 300년을 넘었다.

다듬지 않고 생긴 모양 그대로 기둥으로 세운 모과나무가 창방과 마루턱과 만나는 부분에는 모과나무를 건드리지 않고

마루나 지붕구조물에 홈을 파서 모과나무의 모양에 맞도록 아귀를 맞추었다. 나무가 자랄 때 그루터기에 돌이 끼어 들 어간 듯 큰 돌이

그대로 기둥 사이에 박혀 있기도 하고 왼편 요사의 모과나무 기둥은 길이가 짧아 마루가지는 주초 위에 깍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모과나무 기둥을 얹어 놓았다. 더구나 모과나무의 깊은 나무 골과 결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남아서

수행 후 득도한 고승대덕의 뼈마디처럼 견고하고 대견하다.

 

이렇듯 모과나무 기둥들은 그 세월 그냥 죽어서 견디어 온 것이 아니라 죽어서 다시 생명을 얻어 살아난 의미가 담겨있다.

잎 피우고 열매 맺는 나무로서의 자연 순응의 명줄은 끊어졌으나 기둥으로 선 세월은 소신공양으로 몸 보시한

고승대덕의 해탈과 다르지 않음이다. 더구나 요사 처마를 받치는 간단없는 수행의 길을 잡아 마음을 갈고 닦음에야 살아서

필부이던 인간이 출가하여 수행하다 죽어서까지 깨달음을 얻어 가는 모습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따라서 기둥으로 선

세 그루의 모과나무는 죽어서 다시 생명을 얻은 생불인지 모른다.

죽어 기둥이 된 모과나무 자라던 뜰에 뿌리를 박은 두 그루 모과나무가 새 잎을 틔우고 있다.

그 두 나무는 마치 출가하기 전의 처사의 모습으로 비친다. 때마침 내린 봄비에 얼굴과 몸을 씻고 부처가 되어버린

한 핏줄의 모과나무 기둥들에게 헌다하거나 독송하는 듯 빗소리 토닥거린다. 요사 처마에 앉아 생긴 모양 그대로 가부좌를 튼

모과나무 기둥을 어루만지며 내 체온을 전하며 가까이서 다시 한 번 친견하다 천불보전 오르는 계단에서 가지를 잘린 채

겨울을 난 모과나무에 손톱만 한 잎들이 돋고 있음을 본다. 이 나무들도 언젠가 기둥이 될지 모른다.

어쩌면 제 몸뚱이 키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도 그런 운명을 알고 한 해 한 해 능동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배강열 칼럼니스트]

 

 

 

 구층암 석등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측

 

 

 

 

 

 

 

구층암에는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자신을 낮춰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이 전부입니다.

출처 : 향기나는 사람이길...
글쓴이 : 연리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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