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최고

[스크랩] (맛집/경북 김천)장영선 원조지례 삼거리불고기

대가야고령 2011. 1. 2. 22:58

 

특급 호텔 총주방장은 어떤 맛집을 다닐까. 직업상 어설픈 식당은 성에 안찰테고, 나름 전통도 있어야할 것이며, 왠지 맛과 서비스와 분위기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곳들만 다닐 것 같다. 전북 무주의 티롤호텔 구철호 총주방장은 경북 김천의 지례를 이야기했다. 근무지에서 한시간도 넘게 걸리는 곳에 있는 식당이지만 시간만 나면 찾아가는 곳이라면서. 오늘 못가도 다음에 꼭 가보라는 말과 함께 먹어본 돼지고기 중 단연 최고라고 귀띔했다. 지난 주말, 무주에 머무르던 나는 무섭게 내리는 비를 뚫고 한시간 반을 달려 지례로 향했다. 지례의 그 식당을 이야기하면서 행복해하는 구 총주방장의 눈빛을 봤기 때문이다. 분명, 뭐가 달라도 다른 집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김천 지례. 전북에서 경북까지 가야한다. 맛을 찾아 서울서 전북으로 갔는데 거기서 다시 경북이라니. 이런 도전,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구불구불 산길을 헤매는 동안에도 어깨춤이 절로 났다. 도대체 어떤 맛일까?????

 

 

연탄불에 구워 먹는다. 40년동안 저렇게 연탄불을 피웠나보다. 가게 안이 시커멓다.

 

 

고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저런 양념없이 이렇게 간단히 소금만 낸다는 건.

 

 

토실토실한 새우젓과 소박하니 앞뜰에서 키운 것같은 고추들.

 

 

전라도식과는 조금 다른 짭짤한 열무물김치. 잠깐 옆으로 1시간 달려왔을 뿐인데 김치맛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개인적으로는 전라도식 김치가 더 맛있지만 고기에는 의외로 이렇게 시원한 맛이 어울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양념과 소금구이 두 종류가 있다. 보리밥도 먹어야지~

 

 

화덕이 이렇게 생겼다. 완전 옛날식이다. 연탄불에서 가까운 곳은 미칠 듯이 뜨겁고 멀어질수록 미지근해진다. 이위에다 장판깔고 등을 지지고 싶다는 생각이...

 

 

참이슬이 아닌 그냥 참이다. 지역 소주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낯선 곳에 와있다는 느낌이랄까.

 

 

미리 초벌구이를 해주기 때문에 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부위는 완전 삼겹살은 아니고 삼겹살 + 앞다리 혹은 뒷다리살이 섞여나온다.

 

 

직접 키운 쑥갓.

 

 

창밖으로 비가 내려서 고기맛에 깊은 맛을 더해준다.

 

 

막걸리에 파전을 먹고 와서 배가 불렀지만, 고기 땟갈이 고와서 굽는데 속도를 낸다.

 

 

양념도 같이 올린다.

 

 

활활...

동생과 나는 괴성을 질러댔다.

"꺄울~ 너무 맛있어~"

제주도 흑돼지에 버금가는 맛이었다.

쫀득하고 깊이있는 비계가 연탄불에 그을어 환상적인 맛을 자아냈다.

 

 

보리밥을 주문하니 간단한 밑반찬이 나오고.

 

 

보리밥에 넣을 고추장과 다진 고추 절임.

 

 

절인 부추가 들어서 보리밥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멸치를 푹 우려낸 된장찌개. 딱 경상도식이다.

 

 

아, 얼마만에 보는 보리밥인지.

 

 

빨리 먹고싶은 마음에 손이 안보일 정도로 비벼준다. 샤샤샥-

 

 

고기와 같이 쌈싸 먹어도 맛있고.

 

 

마무리는 자판기 커피로. 지방에 오면 왜이렇게 잘 가지도 않던 스타벅스 생각이 나는지. 도시스러운 것에 대한 상징이기 때문일까. 내가 너무 제국주의 입맛에 길들여졌나.

 

 

비가 조금 그쳤다. 시장을 한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만족스러운 식사 후의 여유.

출처 : 속기자격증으로 공무원 진출하기!!
글쓴이 : 그냥웃지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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