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군 가야산 해인사를 끝으로 이제 성주준을 향하게 된다. 야천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언덕길을 오른다. 이곳에서 조금 오르면 야천 선생의 호를 딴 야천리를 지나게 된다. 가파르고 꾸불대는 길을 얼마를 가면 성주군 수륜면을 알리는 군경계 고개가 나선다. 이곳엔 커다란 바위밑에 음료수 시설을 해놓아 오가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수륜면 고개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의외로 좋다. 그러나 오늘 날씨가 흐린 까닭에 오늘은 기대를 하면 안될 것 같다. 또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또 언덕을 올라온 애마도 쉬게 해주는 여유를 갖는다.
이곳에서 두갈래 길로 갈린다. 우측길은 구도로 인 것 같은데 구불대며 내려가 바로 가야산 녹색체험마을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리가 내려가는 길은 넓고 편편한 것을 봐서 새로 낸 길인 것 같다. 가야산 휴게소를 지나 가야산 국민호텔로 알고 있는데 야생화 식물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모 방송국에 자주 나왔던 효염있는 돌집이라는 곳을 지나 조금 내려서니 음식점들이 즐비한 곳 중간에 멋진 탑 하나가 온세상을 다 내려다 보듯 서있다. 이곳에 차량을 세우고 내려서 안내판을 보니 법수사지 삼층탑이라 알려준다.
[합천군 가야면과 성주군 수륜면의 경계엔 멋진 소공원이 만들어져 있고...]
[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수륜면 가야산 휴게소 근처 음식점 군락지...]
[구불대며 내려가는 길을 잡아보려 했지만 무성한 나무들에 가려 길이 안보여...]
[공원에 마련된 성주군 관광지도 안내판...]
수륜면의 자랑거리는 이렇다. 성산고분군, 성밖숲, 한 개마을, 세종대왕 왕자태실, 독용산성, 가야산성, 가야산, 포천계곡, 봉비암, 성주댐, 배바위, 선 바위 이렇게 12곳이 추천되어있다. 그중에 가보고 픈곳이 무흘 1곡에서 4곡으로 되어있는 계곡인데 봉비암, 배바위, 선 바위가 다 있는 계곡이다. 성주댐에서 30번 도로를 이용 무주로 가는 길인데 아마도 무주 쪽에서 반은 와본 것으로 삼도봉지나 대덕산넘으면 내려가는 골짜기임에 틀림없다. 그리 생각하고 지도를 보니 천만에 대덕에서 증산으로 넘는 곳이다. 59번 도로 여행에 미련이 없었다면 김천으로 가는 마당에 30번 도로를 탓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법수사지 삼층석탑이 멋지게 서있는 언덕...]
마의태자 전설에 얽힌 법수사 삼층석탑, 그가 이곳에서 칠불산을 바라보고 있는 심정과 이탑이 바라보는 심정은 같을 것이다. 태자가 형과 같이 법명과 범공을 얻었으니 스님이 된 것이지만 그는 그져 태자일 뿐이다. 아니 신라의 왕자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왕건에게 나라를 빼앗긴 경순왕의 자손으로 법수사와 해인사를 드나들며 경전을 공부했다고 하는데 그의 생에대한 상처는 어데서 찾아볼 수가 있을런지
[입구 좌우에는 법수사지였음을 알리는 고석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안내판 글씨는 잘 안보이지만 안내판걸이가 더욱 멋져서 이렇게...]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에 소재한 법수사지 3층석탑은 통일신라 후기 애장왕(802年)때 대사찰인 법수사가 건립될 당시에 세워진 탑으로서 2개의 기단(基壇)과 3층 탑신(塔身)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m 높이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신라식 일반석탑이다. 하대중석(下臺中石)에 안상(眼象)이 조각되어 있고, 우석(隅石)이 있는데 하대갑석(下臺甲石)은 4장으로 되었으며, 중석 받침 몰딩이 있다. 갑석부연(甲石副椽)이 조각된 상대갑석(上臺甲石)이 있으며 탑신부 옥 신(屋身)은 우주가 양각(陽刻)되어 있고, 옥개(屋蓋) 받침은 각층 5단으로 되어 있으며, 전각(轉角)은 반 전(反轉)되었다. 낙수면(落水面)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3층 옥개석(屋蓋石) 한쪽 모퉁이와 상륜부(相輪部) 노반(露盤)은 깨어져 있다.고 투어가이드에서 알려준다.
[법수사지 삼층석탑...]
법수사지 삼층석탑은 그 빼어난 조망권으로 하여 폐사지 답사의 또 다른 미학을 맛보게 하지만, 탑 그 자체로도 알맞은 크기와 의연한 자태로 하여 세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법수사지 삼층석탑이 빈 절 터의 주인으로 홀로 남아 천년을 버티는 것은 옛사람들이 그저 돌멩이를 깎고 다듬은 것이 아니라 저토록 탁월한 안목의 택지 선정과 그것에 비례한 신심이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철새들도 그런 연고로 탑 그림자에 빠져 수없이 철이 바뀌어도 탑돌이를 하며, 콩꼬투리, 팥꼬투리를 탁발하는 것이다. 법수사지 답사는 삼층석탑 주변을 맴돌다 끝마쳐도 하나도 섭섭하지 않지만 근처 묵은 밭 뚝에 넘어지고 엎어진 불상 대좌나 배례석을 참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대충 둘러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석물들이 농작물 경작을 위해 애물단지인냥 취급을 받는 것은 선인들의 수고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고, 역사에 대한 범죄인 듯하기도 하다.
다시 떨리는 발길을 금당 터 아래 경사를 따라 내려놓으면 성벽같은 엄청난 석축이 희부듬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그 이끼 낀 돌들의 장탄식에도 귀 기울이는 끈기가 있어야 한다. 동서로 100m, 남북으로 10m 가량 이어진 이 돌축대는 창건 당시에 쌓아 올린 것으로 보이는데, 틈새마다 관목과 풀들이 엉켜 과거와 현재가 한 덩어리가 된 모습이다. 땅의 굴곡을 따라 5m 높이로 수평을 맞춘 석축은 등 뒤의 가야산 암봉에 단을 맞춘 듯 그 장대함에 폐부까지 시원함을 느낀다. 옛날에는 사하촌이나 부속 전각들로 빼곡했을 석축 아래 중기마을은 주련 대신 집집마다 간판만이 즐비하다. ‘백운산장여관’ ‘가야파크장 모텔’ ‘솔밭장여관’ 형형색색의 상호들이 세월의 경사면인냥 가파르기 만한 백운리 언덕 아래 자본주의의 주련으로 걸려있다.
마을의 끝 지점, 미나리꽝 옆의 당간지주(경북 유형문화재 제87호)는 당산 나무와 어울리다 못해 이제는 본업을 잃고 서낭당이 되어 허리에 금줄을 두르고 있다. 특별한 장식은 없으나 두 지주 사이에 당간을 올려 세웠던 간대가 원추형으로 그대로 남아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있음을 단번에 알아 볼수 있을 것 같다. 동네사람들이 ‘장군젓가락’이라 부르는 당간지주는 요즘엔 제주(祭酒)로 막걸리 공양까지 받는지 배례석엔 술병이 뒹굴고 있다. 법수사지 답사는 이렇듯 절의 안쪽이었을 금당 터 삼층석탑 자리에서 시작하여 절의 입구 쪽인 당간지주 방향으로 걸어 나와 끝을 맺는다. ‘잊혀진 가람 탐험’은 때로 세월의 담을 훌쩍 넘어 안에서부터 거꾸로 시작하는데 그 묘미가 있다. 장대한 석축으로도 막지 못한 세월의 격랑. 그것이 법수(法水)일지, 홍수일지 또 다시 저무는 한해를 가야산 자락에서 배웅한다. 고 붓다뉴스에 올라와 있다.
[법수사지 삼층석탑...]
[법수사지 삼층석탑을 좌측에서 보면...]
[법수사지 삼층석탑을 우측에서 보면...]
[법수사지 삼층석탑과 그리고 예쁜 안내판...]
[떠나며 다시한번 내려다본 탑...]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높이 3.7m의 법수사지 당간 지주가 있었다는데 그걸 못보고 그냥 내려왔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87호 라는데 그래도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보면 1200년이 넘은 당간 지주를 못보고 그냥 왔다는게 정말 아쉽다. 왜 고갯마루 휴식처에서 자세히 못보았는지 하는 원망석인 마음이 피어 오른다. -<끝>-
- 글 / 그림 - [김영윤의 여행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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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영윤의 여행 보따리
글쓴이 : 도시애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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