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엄마 (효...)
[스크랩] 420년전 아내의 사랑의 편지, 소설"능소화"로 다시 피어나다.
대가야고령
2011. 4. 11. 14:56
<조두진 지음, 소설 ‘능소화’의 표지>
420년 전 아내의 사랑의 편지, 소설 『능소화』로 다시 피어나다
최근 『능소화』라는 소설이 나와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은 조두진이 지어 예담출판사에서 2006년 9월 20일 초판이 발행되었다. 이 소설은 고성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묘에서 출토된 아내의 사부곡 ‘원이 아버님께’가 소재가 되었다. (이 아내의 편지에 대해서는 본 홈페이지 자료난의‘420년 전의 사부곡’을 참고하기 바란다.)
소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1인칭 ‘나’는 1998년 4월 안동시 정상동 산기슭 개발 현장에서 발견된 무덤에서 출토된 편지를 해독하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이 무덤이 바로 조선 명종 때 사람 고성이씨 이응태(1556-1586)의 것으로 그 안에서 여러 통의 편지가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아내가 남편에게 쓴 “원이 아버님께”는 거의 원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술된다. 편지에는 물론 아내의 이름은 없다. 소설에 응태 아내의 이름이 여늬로 나오는데, 이 이름은 응태의 장인이 될 흥구에 사는 홍생원의 입을 통해서 소개되도록 꾸며져 있다.
최근 『능소화』라는 소설이 나와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은 조두진이 지어 예담출판사에서 2006년 9월 20일 초판이 발행되었다. 이 소설은 고성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묘에서 출토된 아내의 사부곡 ‘원이 아버님께’가 소재가 되었다. (이 아내의 편지에 대해서는 본 홈페이지 자료난의‘420년 전의 사부곡’을 참고하기 바란다.)
소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1인칭 ‘나’는 1998년 4월 안동시 정상동 산기슭 개발 현장에서 발견된 무덤에서 출토된 편지를 해독하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이 무덤이 바로 조선 명종 때 사람 고성이씨 이응태(1556-1586)의 것으로 그 안에서 여러 통의 편지가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아내가 남편에게 쓴 “원이 아버님께”는 거의 원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술된다. 편지에는 물론 아내의 이름은 없다. 소설에 응태 아내의 이름이 여늬로 나오는데, 이 이름은 응태의 장인이 될 흥구에 사는 홍생원의 입을 통해서 소개되도록 꾸며져 있다.
(본문,53)
소설『능소화』중의 1인칭 ‘나’는 그 후 일본 간사이 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기타노 노부시 교수가 찾아와 자기에게 상당한 분량의 조선 여인의 글이 있는데 그 글이 무덤에서 나온 편지의 내용과 유사하여 서로 관련성이 있는 듯하다는 말을 듣고 더욱 흥미를 갖게 된다. 기타노 교수는 2회에 걸쳐 이 조선 여인의 일기문 형식의 글을 전해주는데, 이 일기문들은 간사이 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이며, 그곳에 이글을 맡긴 사람은 모리타 다카히로의 손자 다이마쓰라는 사람이고, 그는 이것들을 그의 먼 할아버지 모리타 나오토가 임진왜란 때 통역병으로 참전하여 안동에 머무는 동안 주민이 피란가고 비어있는 민가에서 발견하여 보관하게 된 것으로 얘기가 전개된다.
연대상으로 보아, 이응태가 요절한 해가 1586년이고 임진왜란이 1592-1598에 걸친 침략전쟁이었으므로 두 글의 저작 연대가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며, 일본인 교수가 가져온 글에 등장하는‘원이’라는 이름이 응태의 무덤에서 발견된 편지에 나오는 '원이'라는 이름과 같아 동일 인물이라고 추정하게 된다.
소설『능소화』는 이러한 “사건 정황에 따라 순서를 조정하고 부족한 부분엔 이음매를 보충해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낸 것이다. 420년 전 한 여인의 편지에 새겨진 사부곡이 능소화(凌霄花)를 매개로 하여 슬픈 사랑의 소설로 펼쳐진다.
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능소화(凌霄花)는 덩굴나무로 벽이나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며 여름에 깔때기 모양의 주황색 꽃이 가지 끝에 원추 꽃차례로 피는데, 이 꽃에는“어여쁜 여인이 꽃이 되어 님을 기다리며 담 너머를 굽어본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저자후기, 217)고 한다. 응태 부인의 처지가 이 전설의 내용과 비슷한 것 같다. 이 꽃은 원래 소화로 불렸는데, 응태 부인 여늬가 능소화라고 이름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기타노 교수가 나중에 주었다는 편지글 중 이렇게 기술된다.“담 안팎에 어제 심은 소화의 이름을 능소화라 하였습니다. 하늘을 능히 이기는 꽃이라 제가 이름 지었습니다. .....저는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슬픔을 잊을 수도, 이길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거닐던 날들을 잊지 못합니다. 이제 능소화를 심어 하늘이 정한 사람의 운명을 거역하고, 우리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저인 줄 알아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았습니다......곡기와 물기를 끊어 저는 당신과 아이가 있는 곁으로 갈 작정입니다. 이제 저는 낯익지만 모진 세상과 작별하고 정다운 사람들 곁으로 갑니다.”(본문, 202-207) 응태 부인 여늬는 이렇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로 편지를 마친다.
능소화는 꽃이 말라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활짝 핀 모습 그대로 줄기에서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곡기를 끊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여늬의 마지막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여늬의 정체는 떠돌이 승녀 하운스님의 입을 통해서 암시된다. 하운스님은 응태의 부친 이요신에게 “아드님이 붉고 큰 소화꽃을 안고 집으로 들어오는 때가 올 것입니다. .....돌아보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거칠게 내치셔야 합니다.”(본문, 35, 92)“소화는 코에 대고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상해 미친병에 걸립니다......소화는 아름다우나 온당치 못한 꽃이옵니다.....산 사람이 소화를 가까이하면 정신을 잃고 눈을 잃습니다. 하늘에 있는 정원에서 훔쳐온 꽃이라고 하옵니다. 하늘정원을 지키는 신은 팔목수라(八目修羅)로 눈이 여덟 개.....지금도 소화를 훔쳐 인간세상으로 달아난 자를 찾아 천지를 헤매고 있다 하옵니다..... 소화는 아름답다 하여 가까이 할 꽃이 못 됩니다.” (본문, 34-36)
이러한 말을 하면서 하운스님은 이요신에게 아들이 소화의 독을 피하게 하기 위해서는 천하 박색의 규수를 골라 며느리로 맞아들이라고 권한다. 그래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천하에서 가장 못생긴 규수로 알고 정혼한 여늬라는 규수와 아들 응태가 혼례를 하게 되는데, “화관쓰고 원삼 입은 여늬는 흡사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둘러선 사람들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본문, 94) 이렇게 천하 미색의 규수와 혼인을 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이요신은 하운스님의 권고에 따르지 못하고 아들의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며 혼례를 치르게 된다. 응태와 여늬는 아버지 이요신의 명에 따라 처가에 가서 살게 되며, 응태는 아들 원이를 낳고, 둘 째 아들 승회를 유복자로 두고 갑자기 원인 모를 병으로 죽는다. 그것은 여늬가 응태와 자신에 대하여 무섭고 불길한 꿈을 꾼(꿈 이야기는 응태에게 하지 못한다) 다음날 응태가 사냥을 갔다가 돌아와서 자리에 누워 안동 집으로 돌아와서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꽃 소화(霄花)의 변신인 여늬를 신부로 맞아들인 결과 소화의 독을 받아 그렇게 된 것으로 이해 될 수 있도록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만나지 말았어야 할 남녀의 사랑은,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소설의 이야기로는, 소화같이 아름다운 여늬가 응태의 사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가, 기타노 교수가 나중에 전해 주었다는 여늬의 글로 추정되는 조선 여인의 일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가는 것으로 이어지며, 여늬의 자살을 암시하는 글로 끝을 맺는다. (본문, 203)
[이야기를 엮어가는 1인칭 ‘나’는 이름 모르는 한 조선 여인의 “원이 아버님께”라는 420년 전 사랑의 편지를 중심으로 하여 사건을 조정하고 이어가는데, “내가 조정한 순서와 덧붙인 이음매가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보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말한다. (본문, 15) 그러나 고성이씨의 420년 된 고분에서 출토된 아내의 사부곡이 소설『능소화』가 꾸며질 수 있는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한다.]
소설『능소화』중의 1인칭 ‘나’는 그 후 일본 간사이 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기타노 노부시 교수가 찾아와 자기에게 상당한 분량의 조선 여인의 글이 있는데 그 글이 무덤에서 나온 편지의 내용과 유사하여 서로 관련성이 있는 듯하다는 말을 듣고 더욱 흥미를 갖게 된다. 기타노 교수는 2회에 걸쳐 이 조선 여인의 일기문 형식의 글을 전해주는데, 이 일기문들은 간사이 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이며, 그곳에 이글을 맡긴 사람은 모리타 다카히로의 손자 다이마쓰라는 사람이고, 그는 이것들을 그의 먼 할아버지 모리타 나오토가 임진왜란 때 통역병으로 참전하여 안동에 머무는 동안 주민이 피란가고 비어있는 민가에서 발견하여 보관하게 된 것으로 얘기가 전개된다.
연대상으로 보아, 이응태가 요절한 해가 1586년이고 임진왜란이 1592-1598에 걸친 침략전쟁이었으므로 두 글의 저작 연대가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며, 일본인 교수가 가져온 글에 등장하는‘원이’라는 이름이 응태의 무덤에서 발견된 편지에 나오는 '원이'라는 이름과 같아 동일 인물이라고 추정하게 된다.
소설『능소화』는 이러한 “사건 정황에 따라 순서를 조정하고 부족한 부분엔 이음매를 보충해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낸 것이다. 420년 전 한 여인의 편지에 새겨진 사부곡이 능소화(凌霄花)를 매개로 하여 슬픈 사랑의 소설로 펼쳐진다.
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능소화(凌霄花)는 덩굴나무로 벽이나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며 여름에 깔때기 모양의 주황색 꽃이 가지 끝에 원추 꽃차례로 피는데, 이 꽃에는“어여쁜 여인이 꽃이 되어 님을 기다리며 담 너머를 굽어본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저자후기, 217)고 한다. 응태 부인의 처지가 이 전설의 내용과 비슷한 것 같다. 이 꽃은 원래 소화로 불렸는데, 응태 부인 여늬가 능소화라고 이름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기타노 교수가 나중에 주었다는 편지글 중 이렇게 기술된다.“담 안팎에 어제 심은 소화의 이름을 능소화라 하였습니다. 하늘을 능히 이기는 꽃이라 제가 이름 지었습니다. .....저는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슬픔을 잊을 수도, 이길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거닐던 날들을 잊지 못합니다. 이제 능소화를 심어 하늘이 정한 사람의 운명을 거역하고, 우리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저인 줄 알아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았습니다......곡기와 물기를 끊어 저는 당신과 아이가 있는 곁으로 갈 작정입니다. 이제 저는 낯익지만 모진 세상과 작별하고 정다운 사람들 곁으로 갑니다.”(본문, 202-207) 응태 부인 여늬는 이렇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로 편지를 마친다.
능소화는 꽃이 말라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활짝 핀 모습 그대로 줄기에서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곡기를 끊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여늬의 마지막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여늬의 정체는 떠돌이 승녀 하운스님의 입을 통해서 암시된다. 하운스님은 응태의 부친 이요신에게 “아드님이 붉고 큰 소화꽃을 안고 집으로 들어오는 때가 올 것입니다. .....돌아보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거칠게 내치셔야 합니다.”(본문, 35, 92)“소화는 코에 대고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상해 미친병에 걸립니다......소화는 아름다우나 온당치 못한 꽃이옵니다.....산 사람이 소화를 가까이하면 정신을 잃고 눈을 잃습니다. 하늘에 있는 정원에서 훔쳐온 꽃이라고 하옵니다. 하늘정원을 지키는 신은 팔목수라(八目修羅)로 눈이 여덟 개.....지금도 소화를 훔쳐 인간세상으로 달아난 자를 찾아 천지를 헤매고 있다 하옵니다..... 소화는 아름답다 하여 가까이 할 꽃이 못 됩니다.” (본문, 34-36)
이러한 말을 하면서 하운스님은 이요신에게 아들이 소화의 독을 피하게 하기 위해서는 천하 박색의 규수를 골라 며느리로 맞아들이라고 권한다. 그래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천하에서 가장 못생긴 규수로 알고 정혼한 여늬라는 규수와 아들 응태가 혼례를 하게 되는데, “화관쓰고 원삼 입은 여늬는 흡사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둘러선 사람들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본문, 94) 이렇게 천하 미색의 규수와 혼인을 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이요신은 하운스님의 권고에 따르지 못하고 아들의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며 혼례를 치르게 된다. 응태와 여늬는 아버지 이요신의 명에 따라 처가에 가서 살게 되며, 응태는 아들 원이를 낳고, 둘 째 아들 승회를 유복자로 두고 갑자기 원인 모를 병으로 죽는다. 그것은 여늬가 응태와 자신에 대하여 무섭고 불길한 꿈을 꾼(꿈 이야기는 응태에게 하지 못한다) 다음날 응태가 사냥을 갔다가 돌아와서 자리에 누워 안동 집으로 돌아와서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꽃 소화(霄花)의 변신인 여늬를 신부로 맞아들인 결과 소화의 독을 받아 그렇게 된 것으로 이해 될 수 있도록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만나지 말았어야 할 남녀의 사랑은,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소설의 이야기로는, 소화같이 아름다운 여늬가 응태의 사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가, 기타노 교수가 나중에 전해 주었다는 여늬의 글로 추정되는 조선 여인의 일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가는 것으로 이어지며, 여늬의 자살을 암시하는 글로 끝을 맺는다. (본문, 203)
[이야기를 엮어가는 1인칭 ‘나’는 이름 모르는 한 조선 여인의 “원이 아버님께”라는 420년 전 사랑의 편지를 중심으로 하여 사건을 조정하고 이어가는데, “내가 조정한 순서와 덧붙인 이음매가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보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말한다. (본문, 15) 그러나 고성이씨의 420년 된 고분에서 출토된 아내의 사부곡이 소설『능소화』가 꾸며질 수 있는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한다.]
(글-이익환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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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정리-홈페이지 관리위원장, 2006.10.10]
출처 : 재김해 고성이씨 종친회
글쓴이 : 해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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