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암자 (여행및 참배한곳)

해인사를 찿아서 (학사대 5 - 2)

대가야고령 2010. 12. 18. 22:06

학사대 (學士臺)는

해인사 경내를 돌아본 후 대적광전의 왼쪽편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을 나서면 아람드리 전나무 한 그루가 초연히 허공에 솟아 있습니다.

 

전나무가 경상남도 기념물 제215호인 학사대 전나무인데, 높이 약 30M,

둘레 5.1M 쯤 되고 수령이 1,100여년 남짓 되는 고목입니다.

 

나무 줄기가 지상 10여M 높이에서 두 개로 벌어져 있으며, 나뭇가지가

아래로 향해 뻗어 있습니다.

 

전해오는 얘기에 의하면 이곳은 최치원(서기 857년~?)선생이 말년에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에 은거할 때 학사대 언덕에 짚고 다니던 전나무

지팡이를 꽂아두었는데, 이 지팡이가 자라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늙은 고목을 통해서 멸망해가는 신라 천년 사직의 앞날을 고심했던

당대의 한 지식인의 고뇌를 읽을수 가 있었습니다.

 

학사대라는 이름은 최치원 선생이 신라 헌강왕 때 29세 나이로 한림학사

벼슬을 하셨는데, 그 벼슬이름을 따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학사대 전나무 밑동 사람의 손이 닿을 만한 곳에는 어느 한곳

성한 곳이 없이 상처투성이 였습니다.

 

관광객들이 자신의 이름을 칼로 새겨두었던 곳을 재생시켜 놓은 흔적이

뚜렸하게 보입니다.

왜! 사람들은 학사대 전나무에다 상처를 내어 자신의 이름들을 새기는 것일까요?

 

 학사대 전나무 건너편에 있는 팔만대장경판 어느 모서리에도 누가 글씨를 쓰고 누구의 손으로 새겼다는 흔적과 자취는 전혀 없답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그저 꼭 쓸 말만을 새기는 겸허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신 분들 이셨습니다.

 상처투성이인 '학사대 전나무 아래에서' 사람인 내가 부끄럽고 초라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숲이나 나무 그늘에 들어서면 착해지려고 합니다.

 차분해진 음성으로 영원한 기쁨을 생각하고, 무엇이 선이며 진리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소음의 틈바구니에서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는 나 자신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것입니다